[용재총화] 충선왕과 북경 연녀 이야기 : 충선왕과 이제현
[용재총화] 충선왕과 북경 연녀 이야기 : 충선왕과 이제현
고려 충선왕(忠宣王)은 왕이 되기전 오랫동안 원 나라에 머물고 있어서 정든 사람이 있었더니, 귀국하게 되자 정인(情人)이 쫓아오므로 임금이 연꽃 한 송이를 꺾어주고 이별의 정표로 하였다. 밤낮으로 임금이 그리움을 견디지 못하여 익재(益齋 이제현(李齊賢)의 호)를 시켜 다시 가서 보게 하였다. 이익재가 가보니 여자는 다락 속에 있었는데, 며칠 동안 먹지를 않아 말도 잘 하지 못하였으나 억지로 붓을 들어 절구 한 수를 쓰는데,
보내주신 연꽃 한 송이 / 贈送蓮花片
처음엔 분명하게도 붉더니 / 初來的的紅
가지 떠난 지 이제 며칠 / 辭枝今幾日
사람과 함께 시들었네 / 憔悴與人同 하였다.
익재가 돌아와서, “여자는 술집으로 들어가 젊은 사람들과 술을 마신다는데 찾아도 없습니다.”고 아뢰니, 임금이 크게 뉘우치며 땅에 침을 뱉었다. 다음해의 경수절(慶壽節 왕의 생일)에 이익재가 술잔을 올리고는 뜰아래로 물러나와 엎드리며,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하니, 임금이 그 연유를 물으므로 이익재는 그 시를 올리고 그때 일을 말했다. 임금은 눈물을 흘리며, “만약 그 날 이 시를 보았더라면 죽을힘을 다해서라도 돌아갔을 것인데, 경이 나를 사랑하여 일부러 다른 말을 하였으니, 참으로 충성스러운 일이다.” 하였다.
[태백일사 고려국본기] <충렬왕과 북경 연녀이야기>
임금께서 연경(지금의 북경)에 있을 때 연녀에게 매혹당하셨다.이별할 때 연녀가 손수 연꽂 한송이를 바치며 이렇게 말했다
“ 임금께서 돌아가시는 길에 만약 이꽃이 시든 것을 보시면 이 목숨이 장차 다할 것이옵니다”
며칠 뒤에 꽃을 보니 초췌해지고 있었다. 임금은 연녀가 죽을까 두려워 다시 연경으로 돌아가려 하셨다. 존비가 가서 살펴보고 오겠다고 자청하여 연녀를 찾아갔다. 연녀가 울며 시를 바치니 이러하였다.
" 연꽃 향기를 서로 주고 받으니 처음에는 붉은 빛 아리따웠네 꽃을 드린 지 며칠 지나니 시든 모습 님과 같사옵니다."
존비는 임금이 시